지각인생, 저는 지각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대학, 군대, 취업. 남들보다 조금 늦게 인생을 달려가는 중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초조하지는 않습니다. 20대의 초반에 인생을 지각했지만, 지각한 만큼 더 값비싼 수업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밀양의 어느 사찰에서 보낸 삼수 생활은 인생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아직 지각인생을 살아가는 저이지만, 그 추억들이 시련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한 발 내디딜 수 있게 해준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이 글은 저에게 훌륭한 교훈을 안겨준 사찰에서의 1년을 보여줍니다.
2007년 새해를 밝히는 태양이 화려하게 떠오르며 새로운한 해의 시작을 알려왔다. 그러나 나의 2007년은 시작부터
삐걱거리며 초라하게 시작했다. 대학이라는 문턱 앞에서 나의 인생열차가 또 다시 탈선한 것이다. 고3과 재수, 이번에
벌써 두 번째 실패다. 한 평 남짓의 고시원에서 먹고 자고 공부했던 노력들은 수능을 망침과 동시에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인생 열차의 기관사인 내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삼수냐, 군대냐. 다 포기하고 그냥 군대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님 때문에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삼수를 택했다. 목적지는 또 다시 수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