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된 수필집을 엮는 일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뭐 그리 읽을 만한 작품을 쓸 능력이 된다고 책 출간을 결심했겠습니까. 게다가 책을 펴낸다 해도 시골뜨기 아줌마의 글을 누가 읽어주기라도 한다고 말입니다.
집 근처 문화센터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공부하는 삶을 곁에서 지켜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글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신춘문예에 당선된 것도 운수가 좋아서 그리되었다고 여겼습니다. 문학에 대한 열망은 처음부터 가져보지 않았습니다. 한 번도 문학소녀였던 적이 없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사람은 왜 사는가를 고민했습니다.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이 길에는 끝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수필집 속에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과정들이 담겼습니다.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수필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수필의 바탕이고 그 사람의 생각과 이야기가 읽는 이와 공감을 나누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삶을 보는 눈이 예전보다 깊어진 것 같습니다. 긴 아픔 뒤에 오는 짧은 행복을 더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고독은 활력을 불어넣지만 고립은 우리를 무기력하고 메마르게 만든다는 글귀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했습니다. 글을 쓰는 일은 고독하고 한편으로 즐겁습니다. 책을 읽는 일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이기에 하루하루가 풍요로워집니다. 읽고 쓰는 일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책쓰기포럼’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출장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것입니다. 교정 작업을 품앗이하면서 정을 나누어 주신 문우님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인생이 깊어질수록 내 존재의 기반은 가족임을 확인합니다. 든든한 지원군 남편과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되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사람됨의 바탕을 일구어 준 부모님과 무조건적인 응원을 보내는 오빠와 자매들에게도 사랑을 보냅니다. 혼자 지내는 시어머니께도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어설픈 첫 수필집이라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처음보다 그 다음이 궁금해지는 글쟁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대구 토박이다. 경북대학교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공부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수필의 길로 들어섰다.
수필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훈련을 하게 했다.
더불어 타인의 일상도 애정 어린 눈으로 보게 만들었다.
사람살이가 웅숭깊어지고
사랑이 번져가는 글을 쓰고 싶은 바람이다.
201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2012년 동리목월 신인상을 수상하고
2014 젊은 수필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