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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싶은 나무

언젠가 겨울 숲에서 새싹의 환영(幻影)을 본 적이 있습니다. 침묵하는 숲은 동안거에 들어간 수도승 같았지만 숲의 침묵에서 봄날의 설렘을 엿보았습니다. 말없음표가 끝없는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듯이 고요한 겨울 숲에서 진실의 언어가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 그리고 무성한 숲의 이야기가 간절하게 그리웠습니다. 그 사이 두 번의 봄이 피어나고 저물었습니다. 40편의 원고를 책으로 묶기 위해 교정에 들어갔습니다. 글을 정리하다 보니 지난 2년간의 시간이 풍경처럼 환하게 펼쳐집니다. 마감 시간에 맞추느라 허둥대던 일이며 원고를 전송하고 뿌듯해하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가슴 한편이 뭉클해집니다. 짧은 기간에 쫓기듯이 쓴 글이 대부분이라 미숙하고 보잘것없지만 한편 한편이 애틋하고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이제 지..
언젠가 겨울 숲에서 새싹의 환영(幻影)을 본 적이 있습니다. 침묵하는 숲은 동안거에 들어간 수도승 같았지만 숲의 침묵에서 봄날의 설렘을 엿보았습니다. 말없음표가 끝없는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듯이 고요한 겨울 숲에서 진실의 언어가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 그리고 무성한 숲의 이야기가 간절하게 그리웠습니다. 그 사이 두 번의 봄이 피어나고 저물었습니다.
40편의 원고를 책으로 묶기 위해 교정에 들어갔습니다. 글을 정리하다 보니 지난 2년간의 시간이 풍경처럼 환하게 펼쳐집니다. 마감 시간에 맞추느라 허둥대던 일이며 원고를 전송하고 뿌듯해하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가슴 한편이 뭉클해집니다.
짧은 기간에 쫓기듯이 쓴 글이 대부분이라 미숙하고 보잘것없지만 한편 한편이 애틋하고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이제 지난 시간은 내 삶의 타임캡슐에 저장되어 오래도록 간직되겠지요.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감회에 젖습니다.
원고지 열다섯 장 분량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삶의 길목에서 만나는 작고 사소한 풍경들을 놓치지 않고 수필의 그릇에 담으려 합니다. 가슴 뭉클한 순간도 환호하던 순간도 놓치지 않으렵니다. 잊히는 것들,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하여 침묵하기보다 기록하는 것만으로 기쁨인 줄 알겠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글을 통해서만 드러낼 수 있는 진실이 있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축복인 듯싶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비 내리는 날도, 햇빛 찬란한 날도, 쓸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리하여 살아있는 날까지 이 작은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경주에서 보냈다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공부했다
오랫동안 입시학원에서 국어강사로 일했으며
『수필미학』 2013년 겨울 호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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