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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렀던 순간들

35년 직장생활의 끝자락에 삶의 조각을 모았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맛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부질없는 고민을 했었다. 글은 비비고 다듬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슴으로 글을 써야만 제대로 된 글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글에는 깊이도 부족하고 수려하지도 못하다. 하지만 글쟁이가 직업이 아닌 독자들에게 행여 공감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하였다. 캄캄한 밤길을 걸을 때 북쪽으로 가려면 북극성을 보고 걸어야 길을 잃지 않고 제대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북극성을 정확히 보지 못하고 반짝이는 여러 별에 힐끗힐끗 눈길을 주며 어두운 길을 걸었다는 반증이 글 여러 모퉁이에 묻어 있다. 그러나 수필이란 별을 보고 어두운 밤을 탈출하기 위한 작은 번민을 글 속에 녹이고자 노력했다. ..
35년 직장생활의 끝자락에 삶의 조각을 모았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맛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부질없는 고민을 했었다. 글은 비비고 다듬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슴으로 글을 써야만 제대로 된 글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글에는 깊이도 부족하고 수려하지도 못하다. 하지만 글쟁이가 직업이 아닌 독자들에게 행여 공감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하였다.
캄캄한 밤길을 걸을 때 북쪽으로 가려면 북극성을 보고 걸어야 길을 잃지 않고 제대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북극성을 정확히 보지 못하고 반짝이는 여러 별에 힐끗힐끗 눈길을 주며 어두운 길을 걸었다는 반증이 글 여러 모퉁이에 묻어 있다. 그러나 수필이란 별을 보고 어두운 밤을 탈출하기 위한 작은 번민을 글 속에 녹이고자 노력했다.
글 속에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자신의 작품과 사랑에 빠진 것 같은 몰입도 부족하다. 그리고 ‘나르시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하여 물속에 들어갔다가 익사하고 그 자리에 수선화가 피었다는 신화 같은 자기애도 모자란다. 그러기에 글이 어쩌면 허공을 향해 쓴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짧은 기간 글을 가까이 하면서 앞만 보고 걸었던 자신을 한번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삶의 방향을 바꾸어 보려는 고뇌와 긍정의 모티브를 남기고 싶었다면 너무 거창한 변명일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병아리 같은 봄볕에 설레고 가을 낙엽에도 희망을 읽는 마음의 눈을 얻었다는 것이다. 덤으로 작은 꿈에 즐거웠고 행복했었다.
머물렀던 순간들은 찬바람 부는 들녘이고, 높은 언덕이며, 작은 행복도 머물렀던 시간이었다. 그런 나무 곁에서 그림자가 되어주고 매일 처음처럼 새벽을 열어주며 뒷바라지해 준 아내에게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가 사랑한다는 말과 열심히 살아가는 딸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끝으로 수필집 발간에 노고해 준 출판사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
현직 경찰관으로 근무하는 수필가 배해주 씨가 수필집《머물렀던 순간들》을 수필미학사에서 펴냈다.
경주경찰서에 근무하는 저자의 이번 작품집은 사물을 깊게 관조하는 특징이 있다. 순간순간 메타포가 번뜩이며 평범한 삶속에서 한 가닥 희망을 찾아내는 긍정의 모티브가 책 속에 녹아있다. 작품 속에는 작은 꽃잎의 떨림에도 가슴을 졸이고 한 줄기 햇살에도 행복해 하는 흔적들이 있는가 하면, 떨어지는 작은 빗방울 소리에도 희로애락과 오묘한 자연의 섭리를 읽는 저자의 맑은 마음이 담겨있다. 기다림과 비움, 겸애를 저변에 두고 작은 행복을 형상화하여 독자의 마음을 책속에 잠시 머물게 한다. 경북 안동출생인 작가는 경찰문예대전과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 대전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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