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내면을 탐색하는 감성에세이『내 안의 빈집』. 나는 그저 내안의 빈 집에 칩거 중 거미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 어떤 말도 건네지 못한다. 내가 세상의 모든것으로부터 달아난다 해도 나 자신으로부터는 결코 달아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때문이다.
수필가 심선경의 <파라호에 걸린 초록별을 낚다>에 이은 두 번째 작품집이다. 작가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2002년에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하여, 제1회 부산수필문협 수필문학상과 제16회 신곡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부산수필과비평작가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수필 창작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번 수필집은 서른 편의 작품이 4부로 나뉘어 수록했다. 그의 수필에서는 진정한 자기성찰이 두드러진다. 어떤 눈앞의 대상이나 과거 경험을 객관적인 거리에서 이야기하다가도 마지막에 이르면 작가의 내면으로 끌어와 자기성찰로 마무리한다. 세계와 인간 삶에 대한 수필가로서 모럴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심선경 수필의 우수성은 문장에서 찾을 수 있다.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필치는 그의 정서와 의식을 정치하게 표현한다. 그 문장 틈새에는 작가의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윤리적이고 따듯한 시선이 배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