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홍 수필집 『그들에게 길을 묻다』. 전체 5부로 구성되어 ‘여름 병’, ‘흔들림에 대하여’, ‘위기의 여자’, ‘나도 어쩌면’, ‘후회’, ‘길과 길 사이에서’, ‘선생님’, ‘고향 냄새’, ‘아버지가 그리운 날’ 등의 수필이 수록되어 있다.
당신이 무모하게 책 한 권을 쓰게 되면, 그 일로 인하여 당신의 예금계좌, 건강진단서, 결혼생활 모습 등 당신의 일부는 돌이킬 수 없이 대중의 몫이 된다.
—줄리언 반스의《 플로베르의 앵무새》중에서—
망설였다. 어쭙잖은 글로 책 홍수시대를 부채질하지 않을까. 발가벗겨진 내 모습을 흉보지는 않을까.
그래도 용기를 냈다. 나의 일상을 갈무리 할 집 한 채 짓기로. 어벙한 목수를 안아준 ‘책쓰기포럼’ 식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초가 단단하지 못하여 내놓기 민망하다. 문학이 되지 못한 글이라도 애정으로 봐 주십사 미리 부탁드린다.
정리하며 보니 내 안에 갇힌 글이 대부분이다. 사고의 틀이 좁은 탓도 있거니와 치열하게 쓰지 못했음을 시인한다. 다음 집은 나 아닌 좀 더 먼 곳을 바라보며 짓는 게 꿈이다. 언제가 될지 요원하지만, 꿈이 있어 행복하다.
내 글의 근간이 되어준 돌아가신 부모님과 불편함을 감수하며 묵묵히 기다려준 남편께 이 책을 바친다. 말없이 응원해준 사랑하는 딸과 아들. 세은아, 명은아, 남규야 고맙다. 글쓰기에 힘을 보태준 ‘달구벌수필’ 선생과 문우들. 십여 년을 함께 읽으며 고민한 ‘경대논술지도사반’ 동기들. 글감을 제공한 식구와 친구들. 님들로 하여 내 글이 덜 어설프지 않았나 싶다. 고마움을 전한다.
집이 완성되기까지 애써주신 수필미학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경북 영천시 금호벌에서 2남 5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졸업 후 대구로 유학하는 행운을 누렸다. 국세청에 근무하다 안동권씨 문중의 맏며느리로 시집가면서 그만두었다.
십오륙 년을 층층시하 시집살이에 전념했다. 아이들 교육을 핑계 삼아 분가하면서 서서히 자신에게로 눈을 돌렸다. 대중매체 비평을 공부하며 꿈으로만 간직한 글쓰기를 시작했다. 전국주부편지쓰기대회에 입선하고, (사)한국편지가족 대구지회 회원으로 활동하다 지회장까지 했다. 막내가 대학에 들어가던 해 ‘수필과 지성 문예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렸다.
2009년 『에세이스트』에 「소반」으로 수필 밭에 꼬리를 달았다. 빈약한 기초를 절감하며 ‘경북대평생교육원 논술지도사반’에 입학했다. 몇몇 동기들과 십여 년째 읽기와 토론으로 내공을 쌓는 중이다.‘책쓰기포럼’에 들어가 이론과 쓰기를 병행했다. 달구벌수필문학회, 대구수필가협회, 대구문인협회에 이름이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