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의 가정환경의 불화로 늘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면서, 나는 절대 부모님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방법은 공부해서, 대학을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며, 악착같이 대학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결혼해서 생활하는 모습은 그대로 부모님의 길을 답습하는 나를 발견하고는 그때까지의 어리석은 내 생각과 행동들을 바꾸어 내 아이들에게만 꼭 화목한 가정을 물려 주고 싶어, 남들은 가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 느꼈던 애환과 억눌렀던 감정, 그리고 나의 선택과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고 좋은 결실을 보는 과정을 담담히 풀어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남겨 주고 싶습니다.
나는 시골의 가난한 농사꾼의 1남 7녀 중 여섯째딸로 태어났다.
엄마는 첫째로 오빠를 낳으시고도, 아들을 하나 더 낳고 싶은 욕심에 온갖 노력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이제 딸은 제발 마지막이기길 바라는 염원으로 넷째 언니의 이름을 ‘딸막이’라고 짓기 까지 했지만, 그 후로도 나를 포함해
딸을 셋이나 더 낳으신 후. 끝끝내 그토록 바라시던 아들은 못 얻으시고, 칠공주로 만족하셔야 했다.
엄마는 막내딸로 동생을 낳으시고는 속아서 분하다고, 이틀 동안 거들떠보지도 않고, 심지어 젖도 물리지 않으셨다고 한다.
이렇게 아들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신 엄마였지만,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딸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8남매 모두를 고등교육 이상을 받게 하셨다.
엄마는 산으로 들로 다니시며 약초나 나물을 캐다 팔기도 하시고, 시골 5일장에 가서 노점장사를 하시는 등 단 하루도 편히
쉬시는 날 없이 억척스럽게 일을 하셨다.